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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직장생활

비트박서 윙을 보면서 '진짜 나다움'에 대해 던지는 질문

by 아침묵상 2025.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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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끝나고 자리에 앉았는데, 갑자기 문득 그런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내가 지금 이걸 왜 하고 있지?"
아무 일 없는 듯 노트북을 켜고 이메일을 정리하면서도,
마음 한 켠엔 그런 물음이 똑 하고 내려앉아요.
이 길이 내가 정말 원해서 선택한 걸까?
아니면 그냥 남들 다 그렇게 하니까, 자연스럽게 따라온 걸까?


언제부터였을까, 내 진짜 목소리가 작아진 게

어릴 땐 꿈이 참 많았어요.
어떤 때는 학교선생님, 또 어떤 날은 만화가.
조금 크고 나서는, 누가 "그건 먹고살기 힘들다"는 말 한마디에
서서히 그 꿈들을 접어두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취업 잘 되는 학과’,
‘경쟁력 있는 자격증’,
‘연봉 높은 직장’이라는 키워드가
내 진짜 목소리를 덮기 시작했어요.
물론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가끔은 그 현실이 너무 무겁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마치 누군가 짜준 인생의 각본을 연기하고 있는 것처럼요.


윙의 비트, 나의 소리

 
얼마 전 우연히 본 유튜브 영상이 있었어요.
비트박서 윙(Wing)이 무대에서 자신만의 리듬을 쏟아내던 장면이었죠.
말 한마디 없이,
소리만으로 공간을 가득 채우던 그 순간.
관객들의 표정, 그의 눈빛, 그리고 울림.
정말 멋있었어요.
그런데 그보다 더 인상 깊었던 건
그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었어요.
"누구를 따라한 게 아니라, 그냥 내 안에서 나오는 소리를 믿었어요."
그 말이 왠지 마음을 툭 치더라고요.
그는 남들이 알아주지 않던 ‘비트박스’라는 길을,
그냥 자기가 좋아서, 자기가 할 수 있어서 걸었대요.
비교나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자기 안의 울림을 믿고 선택한 커리어.
그리고 지금은 세계 챔피언이 되었고,
누구보다 자기 목소리에 당당한 사람이 되었죠.


누구의 리듬이든 아닌, 나만의 박자

윙의 노래를 들으며 인생은 어쩌면
각자가 마이크를 잡고 자기 얘기를 하는 랩 배틀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누군가는 화려한 펀치라인으로 승부를 걸고,
또 누군가는 담담한 이야기로 감동을 주죠.
중요한 건, 그 랩이 진짜 ‘자기 말’이라는 거예요.
남이 짜준 가사로 무대에 오르는 게 아니라,
내가 느낀 걸, 내가 표현하는 것.
윙이라는 사람은 그런 삶을 묵묵히 살아내었던 것 같아요.
남들이 비웃을 때도,
무대도 없고 관객도 없던 시절에도
그는 자기 안의 소리를 계속 들었고,
그걸 꾸준히 꺼내 보였어요.
그리고 결국,
그 소리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닿게 된 거죠.
 

어쩌면 우리에겐 미러볼이 필요해

커리어라는 단어는 너무 커요.
‘나의 인생 전체를 책임져야 하는 무언가’ 같아서
선택할 때도, 바꿀 때도 두려워지죠.
거울을 보면 내 모습이 보이지만,
그 거울에 자꾸 남의 기준이 비치면
내가 나를 못 알아보게 되잖아요.
그래서 요즘은 그냥
하나의 미러볼을 상상해요.
정면에서 비추면 회사에서의 나,
옆에서 보면 내가 좋아하는 취미를 할 때의 나,
아래쪽엔 밤늦게 자기 전 몰래 그림 그리는 나.
그렇게 여러 각도에서 나를 비춰보는 거예요.
그중에 하나라도 "이건 진짜 나 같다" 싶은 순간이 있다면,
그걸 그냥 조용히 끌어안아보는 거죠.


지금 이 길, 조금 낯설어도 괜찮아요

사실 ‘진짜 나다운 커리어’란 건
딱 정해진 형태가 없는 것 같아요.
정규직이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창업이 정답도 아니고,
‘성공’이라는 이름 아래 숨겨진 피로를 버티는 것만도 아니고요.
중요한 건
그 길을 걷는 동안 내가 얼마나 자주 웃는가,
얼마나 자주 내 안에서 박수가 나오는가 하는 거예요.
요즘 나, 그리 많이 웃지 않는다면
어쩌면 지금 가고 있는 길은
조금은 남의 리듬에 맞춰 걷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죠.


이건 나의 소리인가?

출근길 버스 안에서,
퇴근 후 혼자 라면을 먹으며,
혹은 주말 아침 늦잠 후 침대에 누워서
잠깐이라도 이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요?
"이건 정말 내가 원하는 걸까?"
답이 바로 나오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 물음 자체가, 이미 나를 나답게 하는 첫걸음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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