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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직장생활

퇴근 후에도 일하는 나, 진짜 열정일까 중독일까?

by 아침묵상 2025.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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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인가요, 의무감인가요?

여러분도 혹시 퇴근 후 노트북을 켜거나, 밤 11시에 슬랙 알람을 확인하신 적 있으신가요?
혹은 주말에도 ‘이거 그냥 내가 처리하면 빠를 텐데…’라는 생각, 해본 적 있으시죠?
요즘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야근을 택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가끔은 궁금해집니다.

“나는 지금 일을 사랑해서 이러는 걸까, 아니면 그냥 일에 중독된 걸까?”

 

일 중독이라는 패러독스

흔히 ‘워커홀릭(Workaholic)’이라는 말을 들으면 열정적이고 성실한 이미지를 떠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이 단어의 원래 뉘앙스는 ‘알코올 중독’처럼 통제력을 잃은 상태’라는 거, 알고 계셨나요?

미국의 경영심리학자 브라이언 로빈슨 박사는 “워커홀릭은 일 자체가 아니라 일로부터 얻는 감정에 중독된 사람들이다”라고 말합니다.
성과를 통해 인정을 받고, 피드백을 통해 자존감을 유지하다 보니
‘일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쉬면 죄책감이 드는’ 상태가 되는 것이죠.

 

실제로 ‘열일’이 ‘실수’를 부릅니다

일 중독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2016년 일본에서는 광고회사 직원인 마츠리 씨가 과로로 세상을 떠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매달 100시간 이상의 야근을 했고, SNS에는 “난 왜 이렇게까지 일하고 있지?”라는 글을 남겼죠.

한국도 예외는 아닙니다.
직장인 5명 중 2명은 주당 52시간을 넘겨 일하고 있으며,
2023년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과로가 직접적인 원인이 된 산업재해는 전체의 14.5%에 달했습니다.

무섭죠? 그런데 이런 과로가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스탠퍼드 대학의 존 펠프스 교수 연구에 따르면
주 50시간 이상 일할 경우, 1시간당 생산성이 오히려 급격히 감소한다고 합니다.
즉, 많이 일한다고 능률이 오르진 않는다는 거죠.

 

‘열정의 탈을 쓴 착취’, 어디까지가 자발적일까요?

자발적으로 야근하고, 스스로 일거리를 찾아나서는 건 멋져 보입니다.
하지만 그 속에 "남들보다 뒤처지면 안 돼", "내가 없으면 안 돌아갈 거야" 같은 압박이 있다면,
그건 열정이 아니라 불안일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 MZ세대 사이에서는
“주도적인 워라밸”, “퇴근 후엔 나만의 세계”, “야근은 열정이 아니라 체계 부족” 같은 가치가 퍼지고 있어요.
이제는 ‘열정의 크기’가 아니라 ‘회복의 기술’이 중요한 시대라는 거죠.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회사일이 재미있고 성취감이 있는 건 정말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그 성취감이 삶의 다른 영역을 잡아먹고 있다면,
그리고 몸과 마음이 점점 피로해지고 있다면,
조금은 속도를 줄일 용기도 필요합니다.

퇴근 후 책을 읽고, 가족과 산책하고, 아무 의미 없는 유튜브를 보며 웃는 시간도
“열심히 일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소중한 보상”이니까요.

우리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우리에겐 회복할 권리가 있고, 회복을 통해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열심보다 중요한 건 '지속가능성'

퇴근 후에도 일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퇴근 후에 나를 위한 시간을 선택하는 사람도 될 수 있습니다.
어떤 선택이든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달릴 수 있어야 한다면,
가끔은 쉬어야 합니다.

여러분, 오늘은 '일하기 좋은 상태'로 회복되신 상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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