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슬기로운 직장생활

직장인의 불편한 진실, 투명하다고 다 좋은 건 아니다

by 아침묵상 2025. 4. 7.
반응형

 

모든 걸 다 보여줘야 믿을 수 있을까?

 

요즘 기업들이 자주 외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는 투명한 조직입니다."라는 말이죠. 회의록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연봉을 모두에게 공개하며, 의사결정 과정을 낱낱이 설명하는 문화. 겉보기엔 정의롭고 정직한 느낌이 들지만, 여러분은 이런 투명함이 진짜 신뢰로 이어진다고 느끼신 적 있으신가요?

혹시 이런 생각도 드신 적 없으신가요? "저렇게까지 공개해야 해? 부담스러운데…" "공유는 하는데, 결정은 이미 끝났잖아." "누구 연봉이 얼마인지 알아서 뭐하지?"

 

신뢰는 정보보다 진심에서 온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의 한 연구에 따르면, 정보를 많이 공개한다고 해서 신뢰가 반드시 높아지는 건 아니며, 오히려 신뢰를 해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의사결정의 이유나 맥락이 빠진 채 단순히 '자료'만 공개되면, 직원들은 오히려 소외감을 느끼고 더 큰 의심을 갖게 됩니다. 결국, 신뢰는 얼마나 보여주느냐보다 왜 보여주는지, 그 과정을 얼마나 존중하느냐에서 생깁니다.

투명한 자료보다 필요한 건, 나를 존중하고 있다는 느낌이죠.

 

극단적 투명성은 모두를 지치게 한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버퍼(Buffer)'는 직원 연봉, 회계 정보, 경영 전략까지 전부 공개하는 '극단적 투명성(radical transparency)' 실험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직원들이 심리적 부담을 호소했고, 일부 정보는 다시 비공개로 전환되었습니다.

우리의 일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걸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회의하며, 감정까지 투명하게 표현해야 한다면? 처음엔 신뢰가 자라날 것 같지만, 어느 순간, 우리는 과로와 스트레스로 지쳐갈지도 모릅니다.

 

가장 신뢰받는 리더는 누구일까?

정말 신뢰받는 리더는 어떤 사람일까요?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리더일까요? 아니면, 때로는 부족하고 흔들리더라도 자신의 고민과 감정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주는 리더일까요?

미국의 심리학자 브레네 브라운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취약함을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신뢰의 시작이다."

결정에 대한 망설임, 실수에 대한 인정, 직원에게 "이건 나도 고민돼요"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그런 리더에게 사람들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합니다.

 

일방적인 투명함보다 중요한 것

정보는 일방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도, 신뢰는 쌍방의 감정입니다.

회사에서 아무리 회의록을 공유하고 조직의 수치를 오픈한다고 해도, 직원들이 "나는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면 그건 단지 '공개'일 뿐, '소통'은 아닙니다.

정보를 가리자는 게 아닙니다. 대신, 우리가 무엇을 공유할 때 그 안에 담긴 의도와 배려를 잊지 말자는 것이죠.

 

진심을 보여주는 조직이 오래간다

진짜 투명함이란 모든 걸 밝히는 게 아닙니다. 상대방을 신뢰할 수 있게 만드는 태도, 그리고 그 신뢰를 지키려는 노력이 담겨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믿을 수 있다'고 느낍니다.

조직의 모든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마음을 나누는 대화입니다.

 

투명한 조직이 꼭 좋은 조직은 아닙니다. 신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조직이 좋은 조직입니다.

정보를 줄이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신뢰는 숫자가 아닌 관계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여러분의 직장에 오늘 하루, 진심 어린 한마디와 배려가 채워지기를 바랍니다.

반응형